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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어떻게 수천억을 벌었을까? – 기술수출의 비밀과 특허 전략 본문

국제 특허 전략과 사례 분석

한미약품은 어떻게 수천억을 벌었을까? – 기술수출의 비밀과 특허 전략

N년차 박사 2025. 4. 5. 15:00

신약 개발보다 더 빠른 길? 기술 수출이라는 전략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10년 이상,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든다.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이 과정을 모두 감당하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많다.

그래서 일부 제약사들은 ‘기술 수출’이라는 전략을 선택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한미 약품이다. 이 회사는 2015년 이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연이은 기술 수출 계약을 통해 10조 원에 가까운 계약 금액을 성사시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기술 수출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기술수출이란,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넘기고, 대신 계약금 + 단계별 마일스톤 + 로열티를 받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 한미약품이 약의 원천 기술을 개발
  • 글로벌 제약사가 이를 가져가 임상 진행 및 상업화
  • 한미약품은 기술 사용료를 받고, 약이 성공하면 판매 수익의 일부도 받음

이처럼 초기 임상과 판매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 중소형 제약사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방식이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 비결 ① – 선제적 특허 전략

한미약품이 해외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수준의 특허 전략을 일찍부터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후보 물질을 개발하자마자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 특허를 선출원해 두었고, 복합 제형(2가지 약물 병합)이나 투여 방식 등에서 추가적인 특허도 확보했다.

즉,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기술이 좋아 보인다’가 아니라,

 

“이 기술이 특허로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 는 점이 가장 중요한 거래 조건이었던 셈이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 비결 ② – 플랫폼 기술 확보

단순히 약 하나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LAPSCOVERY)"라는 독자적인 약물 전달 플랫폼을 통해 “이 기술이 다른 약물에도 응용 가능하다”는 가치를 보여줬다.

이 플랫폼은 약효를 오래 지속시켜 복용 횟수를 줄이는 기술인데, 당뇨, 비만, 항암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더욱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한미약품 기술수출 사례 요약

연도 파트너사 기술 수출 대상 계약 규모
2015 사노피 퀀텀프로젝트_랩디스커버리 기반 당뇨치료제 45억 달러 (약 5조원)
2015 얀센  당뇨 비만 치료제_HM12525A 10.2억 달러 (약1.1조 원)
2015 베링거인겔하임 내성표적항암제_HM61713 7.8억 달러 (약 8,600억 원)
※ 일부 계약은 이후 권리 반환으로 해지되기도 했지만, 초기 계약금 수령과 인지도 상승 효과는 컸음.

기술수출은 단순 기술이 아니라 '문서의 예술'이다

기술수출 계약은 특허 명세서, 기술 설명서, 사전 임상자료 등 수십~수백 페이지의 문서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한미약품은 이 문서를 작성하는 전문 인력과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어, 기술의 객관적인 가치와 권리 범위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과학자가 아닌, 사업 개발(BD) 전문가와 특허 변리사, 국제 계약 전문가가 유기적으로 협업한 결과이다.


마치며 – 한미약품의 전략은 바이오 스타트업에도 통한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은 단순한 ‘기술력’이 아니라,

  • 특허로 보호되는 독창성
  • 글로벌 기업과의 소통력
  • 플랫폼 기반의 확장성
    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전략의 결과였다.

이 모델은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나 AI 기반 헬스케어 기업 등 신생 기술 기업에게도 유효하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기업이라면, 기술보다 먼저 특허를 생각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필자도 특허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그 중요성이 어마하다는 사실을 더욱이 깨달았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하고, 수 천억원을 사용하더라도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을 0.01%에 그친다. 그러니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 수출의 성공이 회사의 흥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 다음 글 예고:  특허 소송 전쟁의 세계 – 제약사는 왜 서로를 고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