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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특허 전략과 사례 분석

특허 없는 기술의 비극 – 방어 실패로 사라진 혁신들

N년차 박사 2025. 5. 11. 18:30

세상에 먼저 나왔다고, 먼저 보호받는 건 아니다

“내가 먼저 개발했는데 왜 특허 침해자가 이기는 거죠?”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나 연구자들이 종종 던지는 질문이다.
하지만 특허의 세계는 냉정하다.

누가 먼저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먼저 특허를 제대로 등록했느냐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

 

‘좋은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잘 보호된 기술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특허를 놓쳐서 사라진 기술들 – 실화 기반 사례들

📉 사례 1: 에버노트(Evernote) – 유저는 늘었지만, 특허는 없었다

 

 에버노트는 2008년 출시된 미국의 클라우드 메모 앱이다.
드래그만으로 웹 콘텐츠를 저장하거나, 모바일에서 메모를 동기화하는 개념은 당시로선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에버노트는 기술보다는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키워왔고,
핵심 기능인 OCR 검색, 태그 기반 정리, 클립 기능 등에 대해 특허 등록이 거의 없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OneNote), 구글 킵(Google Keep), 애플 노트 등 대형 테크기업들이 유사 기능을 도입하며 에버노트는 차별점을 잃고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잃었다.

👉  에버노트는 '기능을 보호하지 않았고', 대기업들은 '기능을 복제했으며',
결국 기술보다 특허가 부족했던 기업이 무너진 사례가 됐다.


📉 예시 사례 2: 바이오 벤처의 임상 실패보다 아픈 '특허 공백'

국내의 한 바이오벤처는 암세포의 특정 대사 경로를 억제하는 저분자화합물을 개발했고,
초기 비임상 실험에서 유의미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하지만 특허 출원 당시, 물질 구조의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한 탓에
후속 경쟁사들이 조금씩 변형된 화합물로 우회 특허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오리지널 발명자의 권리 범위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임상이 성공해도 상업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 좋은 기술도 특허 범위가 빈약하면 투자와 라이선싱이 불가능해진다.


 

" 특허가 없어도 기술을 보호할 수 있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우리는 기술을 오픈소스로 배포하거나, 노하우로 숨기면 되지 않나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 방식은 위험이 큽니다:

  • 오픈소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상업적 배타권이 없다.
  • 노하우: 직원 이직, 외부 유출 등으로 보호가 어려움
  • 특허만이 유일하게, 공개와 동시에 독점권을 보장

즉, 특허는 정보를 공개하면서도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특허가 없는 기술의 공통된 특징

  1. 개발팀과 특허팀이 분리되어 있다
    → 기술은 개발되지만, 권리 확보 타이밍을 놓침
  2. 출원을 미루다 ‘선출원주의’에 밀림
    → 한국, 미국, 유럽 모두 먼저 낸 사람이 이기는 시스템
  3. 명세서 작성이 부실하거나, 권리 범위가 너무 좁음
    → 후발주자가 쉽게 우회 가능
  4. 시장 진입 전에 특허 방어 전략을 세우지 않음
    → 제네릭, 카피캣이 바로 등장

마치며 – ‘기술 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

오늘날 기업들은 기술을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기술을 어떻게 지키고 활용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특허는 단지 법적 권리를 확보하는 수단이 아니라,

투자 유치, 파트너십, 기술 수출, IPO까지 연결되는
**비즈니스 파이프라인의 입구** 이다.

기술이 있다면, 그 기술의 생존 계획도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언제나 특허에서부터 출발한다.


📌 다음 글 예고

“ 특허의 기본 구조, 쉽게 이해하기 – 기술을 지키는 문서의 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