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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스토리

임상 1상: 안전성 시험의 시작– 신약이 사람에게 처음 적용되는 순간

N년차 박사 2025. 5. 23. 21:31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N년차 박사가 들려주는 신약 개발 이야기 8.

임상 1상이란?

임상 1상(Phase 1 Clinical Trial)은 신약 후보 물질이 처음으로 사람에게 투여되는 첫 임상시험 단계이다.
이 단계의 핵심 목표는 약물이 사람에게 얼마나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며, 효능보다는 독성, 내약성, 약물의 체내 이동 특성(약물동태학, PK) 등을 평가한다.

쉽게 말해, 1상은 신약이 “사람에게 써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는 과정이다.


대상자: 건강한 지원자 또는 중증 질환 환자

  •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 자원자(20~80명)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 다만, 항암제나 중증 신경계 질환 치료제처럼 독성이 강하거나, 윤리적 이유로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가 어려운 경우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1상을 시작하기도 한다.

실험 설계 방식

✔️ 단회 투여(Dose Escalation, SAD)

  • 소량의 약물을 한 번 투여한 뒤, 일정 기간 동안 부작용과 체내 약물 농도를 관찰
  • 용량을 단계별로 조금씩 늘려가며 최대 내약 용량(MTD) 또는 용량 제한 독성(DLT) 여부를 파악

✔️ 반복 투여(MAD)

  • 여러 번 반복 투여했을 때 약물이 축적되거나, 장기적인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확인
  • 특히 약물 반감기, 축적 농도, 대사 안정성을 분석하는 데 중요

관찰 항목

  1. 부작용 여부: 심박수, 혈압, 간/신장 기능 수치, 위장 장애, 발열, 알러지 등
  2. 혈중 약물 농도: 시간별로 혈액을 채취해 흡수, 분포, 대사, 배설(ADME) 분석
  3. 약물 반응성: 동일한 용량에서 개인 간 약물 반응 차이(PK variability)를 평가
  4. 면역반응 여부 (바이오의약품): 항체 생성 여부(ADA), 면역독성 반응 확인


최신 트렌드: 스마트하고 정밀한 1상 임상

✔️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 전략

  • **초소량(일반 치료량의 1/100 이하)**의 약물을 투여해 체내 약동학을 파악
  • 인체에 영향은 거의 없지만, 약물 이동 경로와 대사 특징을 조기 예측할 수 있음
  • 규제기관에서도 일부 조건 하에 IND 전 임상적 확인 방법으로 인정

✔️ Adaptive Design 1상

  • 초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투여 용량, 스케줄 등을 조정하는 설계
  •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며 임상시험의 유연성과 성공률을 높이는 전략

✔️ First-in-Human → First-in-Patient

  • 기존에는 건강인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일부 중증 질환 치료제는 환자 대상 1상부터 시작
  • 특히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에서 보편화되고 있음

주요 위험과 윤리 고려

  • 예상하지 못한 중증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와 모니터링이 필수
  •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자발적 동의서(Informed Consent)를 반드시 확보해야 함
  • 임상기관은 24시간 응급 대응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시험 중단 기준도 명확히 설정되어야 함

결론

임상 1상은 신약 개발의 첫 임상 문턱이자,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 책임의 시작이다.
이 단계의 성공 여부는 후속 임상의 설계, 투자 유치, 허가 전략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최근에는 정밀의학 기반 설계와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그 효율성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신약의 잠재력을 세상에 증명하기 위한 첫 발걸음, 바로 임상 1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