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신약 실패율이 높은 이유: 좌절과 도전 본문
– 왜 대부분의 신약은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가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N년차 박사가 들려주는 신약 개발 이야기 16.
성공률 10% 이하, 그게 현실이다
신약 개발은 말 그대로 “10개 중 9개가 실패하는 게임”이다.
수천 개의 후보 물질 중 시장에 도달하는 건 단 하나일 뿐이다.
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모든 단계를 거쳐 신약으로 승인받을 확률은 약 9~13%, 항암제는 그보다 낮은 5~7% 수준이다.
이처럼 성공률이 극히 낮은 이유는 단순히 과학적 난이도 때문만이 아니다.
신약 개발은 의학, 약학, 통계학, 공학, 규제, 사업성, 윤리 등 모든 요소가 맞물린 초고난이도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불확실성
- 작용 기전(MOA)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타깃을 설정하거나,
- 동물 실험에서 확인된 효과가 사람에게는 재현되지 않음
- 예상치 못한 off-target 효과나 면역반응으로 인한 독성
약물은 생체 내에서 단순한 기계처럼 작용하지 않는다.
대사 경로, 유전자, 면역 상태 등 개체 차이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임상 시험의 복잡성
- 임상 2상에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대부분 종료
- 환자 모집, 투여 스케줄, 통계적 검출력, 이중 맹검 유지 등
임상 설계상의 오차만으로도 시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음 - 복합 질환, 병용 요법, 희귀 질환 등 특수 상황에서는 더 높은 실패 가능성
임상 시험은 과학이지만, 동시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복잡한 사회적 행위이기도 하다.
규제와 허가 장벽
- FDA, EMA 등 규제기관은 철저하게 데이터 중심으로 판단
-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거나, 안전성 이슈가 단 하나라도 발견되면 승인 보류
- 일부 약물은 허가 직전 단계(3상 종료 후)에서 반려되기도 한다
사업성과 시장성도 중요
- 효과는 있어도 시장 경쟁력이 부족하거나, 제조 비용이 너무 높거나,
- 보험 급여, 약가 책정, 유통망 등 비의료적 요인으로 상용화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신약은 단순히 의약품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어야만 살아남는다.
왜 계속 도전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와 과학자들이 이 리스크 높은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 한 번의 성공이 수천만 명의 생명을 바꿀 수 있기 때문
- 기술 이전, 조건부 승인, 희귀 질환 우대 정책 등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다양해졌기 때문
- AI, 유전체학, 빅데이터 등 기술 발전이 예측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
신약 개발은 좌절을 반복하는 싸움이지만,
그 안에서 단 하나의 치료제가 세상을 바꾸는 순간을 꿈꾸며 모든 기업과 연구자는 계속 전진한다.
결론
신약 개발의 실패는 예외가 아니라 “전제 조건”에 가깝다.
이것이 바로 제약과 바이오가 고위험-고수익 산업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하지만 실패 속에서도 데이터가 쌓이고, 실패가 다음 성공의 디딤돌이 된다.
그렇기에 신약 개발은 과학 그 이상, 희망을 만들기 위한 인류의 도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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