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실험 실전 시리즈 1편: 세포 배양의 모든 것 – 세포 컨디션이 결과를 만든다 본문
세포 배양은 ‘살아 있는 생명체 관리’다
세포 배양(cell culture)은 단순히 “배양기 안에 세포를 키우는 과정”이 아니다.
그건 하나의 생명체를 환경에 맞게 조절하는 섬세한 생태학적 실험이다.
세포는 항상 같은 유전자를 지녔지만,
그 표현형은 우리가 제공하는 "환경(온도, pH, serum, CO₂, passage)"에 따라 달라진다.
즉, 같은 세포주라도 다른 연구자의 손에서 전혀 다른 세포가 된다.
세포 배양의 핵심은 therefore 단순한 “증식”이 아니라
‘실험에 적합한 상태의 세포’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Passage number는 세포의 ‘나이’다
많은 초보 연구자들이 passage number를 단순히 “숫자”로만 본다.
하지만 이는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HEK293이나 Huh-7은 30 passage 이상부터 성장 속도와 transfection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DNA 손상 축적, epigenetic 변화 때문이다.
최근 논문 작성 시 method에 passage number를 중요시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정 passage마다 master stock을 보관하고,
실험 전후로 passage 기록을 꼼꼼히 남기는 것이 reproducibility의 핵심이다.
Serum lot과 batch effect
세포 배양에서 가장 미묘하면서도 강력한 변수는 serum lot이다.
같은 브랜드라도 lot이 바뀌면 세포 성장 곡선이 달라진다.
심지어 특정 lot에서는 transfection이 전혀 먹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실험(예: qPCR, Western, AAV 생산 등) 전에는
사전에 여러 serum lot을 테스트해 baseline을 맞추는 과정(lot testing)이 필요하다.
💡 팁:
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serum을 한 번에 bulk 구매하고,
lot number를 sample ID와 함께 기록해두면 데이터 해석이 훨씬 명확해진다.
serum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대량의 lot을 가지고 있지만, 때에 따라 lot이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
Confluency는 단순한 면적이 아니다
“80% confluency에서 트랜스펙션을 하세요.”
하지만 80%는 실제로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단순히 현미경으로 보이는 면적이 아니라,
세포가 대사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이 시점은 세포가 log phase 성장의 후반부이며,
DNA/RNA uptake가 효율적이고, apoptosis 신호가 최소화된다.
따라서 confluency는 숫자가 아니라 세포의 생리학적 ‘타이밍’으로 이해해야 한다.
세포 스트레스는 눈에 보인다
세포는 실험자의 미세한 실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pipetting이 거칠면 세포는 round shape이 되고,
배양기 문을 자주 열면 pH가 미세하게 변해 세포가 둔해진다.
세포가 주는 신호는 늘 명확하다:
- edge detachment → 배양기 내 CO₂/pH 불안정
- granular cytoplasm → serum contamination 또는 nutrient depletion
- uneven attachment → coating 불균일 또는 over-confluency
이 신호를 읽는 능력이, 숙련된 연구자와 초보자의 가장 큰 차이다.
세포는 “기계적 존재”가 아니다
세포 배양을 잘하는 사람은 손끝의 감각이 다르다.
pipette를 쥐는 압력, aspirator 속도, tip 교체 타이밍…
이 모든 것이 세포에 스트레스를 줄 수도,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세포 배양의 고수란, 세포의 리듬을 읽는 사람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medium을 교체하고,
세포의 반응을 관찰하는 루틴이 ‘데이터 품질’을 결정한다.
마치며 – 세포의 언어를 배우자
결국 세포 배양의 본질은 세포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세포는 실험자의 미세한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한다.
우리가 세포의 리듬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장비와 reagent를 써도 결과는 일관되지 않는다.
오늘의 결론은 간단하다.
세포는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대화해야 하는 존재다.
✍️ 연구자의 메모
“세포가 말을 듣지 않는 날은, 내가 세포의 말을 듣지 않았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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