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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의 마지막 질문: 사회적 가치와 윤리적 고려는 충분한가?

N년차 박사 2025. 10.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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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N년차 박사가 들려주는 신약 개발 이야기 29.

1. 신약은 생명을 구한다… 그러나 누구의 생명인가?

신약은 단순한 치료 수단을 넘어 인류의 생존과 삶의 질에 직결된 혁신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그 약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출시된 신약 중 상당수가 고소득 국가의 만성질환, 희귀질환, 항암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시장성 중심의 투자 구조 때문이다.
개발비 회수를 위해 가격은 수천만 원, 심지어 수억 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저소득국가, 또는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이 혁신의 혜택에서 배제되곤 한다.


2. 희귀질환·소아질환은 소외되는가?

신약은 시장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희귀하거나 경제성이 낮은 질환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 오판약(Orphan Drug) 지정
  • 희귀질환 우선 심사
  • 세금 혜택 및 독점 기간 연장
    등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는 있으나 공급은 없는” 구조가 존재한다.

소아 암, 유전성 신경계 질환처럼
소수지만 심각한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한 공공 R&D 기금, 글로벌 공동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3. 임상시험의 윤리성: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임상시험은 반드시 "IRB(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과 "피험자의 자발적 동의(인폼드 콘센트)"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보 비대칭과 의료 접근성 부족을 이용한 비윤리적 임상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또한 부작용 은폐, 데이터 조작, 유리한 환자군만 선정하는 설계 등은
결국 신약의 진짜 효능을 왜곡하게 된다.


4. 고가 신약의 가격 결정은 누가 하나요?

1회 투여에 수억 원이 넘는 유전자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신약의 가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가격의 기준은 무엇인가?
  • 연구개발 비용인가, 사회적 가치인가, 희귀성인가?

각국은 HTA(보건기술평가) 제도를 통해 신약의 비용-효과성을 검토하고
급여 적용 여부를 판단하지만, 기준과 가치 평가는 국가마다 다르다.


5. 환자 접근성 vs 산업 생태계

바이오 혁신은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이익은 반드시 환자 중심의 가치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 적절한 특허 보호와 라이선싱 전략
  • 가격 협상 시 제 3세계 접근 고려
  • 개도국 공동 구매 기구(GAVI, COVAX 등) 확대
    등을 통해 신약의 혜택이 보편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6. 정리: 과학 너머의 질문, “누구를 위한 신약인가”

신약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사람이 건강할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다.
AI, 유전자치료, mRNA 백신 등 과학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지만,
그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철학과 윤리는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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