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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특허 전략과 사례 분석

실제 특허 명세서 분석: 글로벌 제약사의 청구항 전략 배워보기

N년차 박사 2025. 5. 24. 21:09

제약사는 어떻게 특허로 시장을 독점할까?

신약 개발은 수조 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막상 약이 성공해도, 특허가 부실하면 경쟁사의 복제약(제네릭) 출시를 막지 못하고
매출이 반 토막 나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출시 전부터
수십 개 이상의 청구항을 갖춘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명세서를 분석해,
그들이 어떤 전략으로 기술을 법적 무기로 바꾸는지 배워보려 한다.


분석 사례: 화이자(Pfizer)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Lipitor)’

‘리피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 중 하나이다.
이 약의 성분은 아토르바스타틴 칼슘(atorvastatin calcium).
화이자는 이 단일 성분 하나로 수십 개 특허를 등록했다.


🔍 핵심 특허의 청구항 전략

화이자가 등록한 초기 물질 특허의 청구항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화학식 (I)을 갖는 화합물, 그 염, 이성질체 또는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수화물을 포함하는 조성물”

 

이 청구항은 단순히 아토르바스타틴 단일 화합물이 아니라,

  • 그 유도체(이성질체)
  • 염 형태
  • 수화물
    까지 포함하면서 권리 범위를 극대화했다.

즉, 다른 회사가 살짝 바꾼 구조로 복제약을 내더라도 이 특허의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포괄적 청구항’이 강력한 이유

아래처럼 작성된 청구항은 우회 설계를 어렵게 만든다

청구항 1: 화학식 (I)을 갖는 약물 조성물  
청구항 2: 청구항 1의 화합물에 대해 염 형태 포함  
청구항 3: 청구항 2의 화합물이 이성질체 또는 수화물 형태인 경우  
청구항 4: 이 조성물이 지질 강하 작용을 나타내는 경우  
청구항 5: 경구 투여 가능한 제형으로 제조된 경우
 
 

이런 식으로 작성하면
“구조–효능–제형–투여 경로”까지 전방위로 보호할 수 있다.


부가 전략: ‘에버그리닝(Evergreening)’

화이자는 초기 물질 특허 외에도

  • 복합제 조합 (ex. 아토르바스타틴 + 다른 성분)
  • 서방형 제형
  • 복용 빈도 최적화
    같은 후속 특허들을 등록해
    특허 만료 시점 이후에도 경쟁사 진입을 지연시켰다.

실제로 제네릭 제조사들은 수차례 소송에 나섰지만,
일부는 패소하거나, 합의 후 일정 시점 이후 출시 조건으로 조정됐다.


특허 전략에서 배우는 3가지 포인트

전략 요소  설명  효과
포괄적 청구항 염, 이성질체, 조성물, 제형 등까지 포함 경쟁사 우회 차단
분할출원 + 다층 보호 물질 → 조성물 → 제형 → 투여방법 권리 범위 확장
후속 특허로 기간 연장 에버그리닝 전략 시장 독점 기간 최대화

또 다른 예: 암젠(Amgen)의 항체 특허 분쟁 사례

암젠은 PCSK9 억제 항체 치료제인 ‘레파타(Repatha)’ 개발 이후
포괄적인 항체 기능 청구항(genus claim)을 등록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특허가

“너무 넓고, 구체적 실시 가능성이 부족하다”

 

고 판단해 무효화 판결을 내렸다.

 

💡 포인트: 넓은 청구항도, 입증 불가능하면 무력화될 수 있다.
그래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수십 개의 실시예와 실험 데이터를 특허에 포함한다.


스타트업은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 신약/신기술 개발 초기부터 특허 청구항 설계를 병행하자
  • 단일 물질이나 알고리즘이 아닌, 응용 범위, 조합 방식, 사용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한다
  • 기술 하나 → 3~5개 특허로 분할·연속 출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마치며 – 특허는 기술보다 넓게, 깊게 준비하라

글로벌 제약사의 청구항은 단순한 기술 설명이 아니다.
10년 뒤의 소송, 제네릭 출시, 경쟁사 전략까지 내다보는 법률 문장이다.

스타트업도 이제는

기술 개발과 동시에 “어떤 특허로,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가”를
함께 설계해야만 진짜 생존과 수익이 보장되는 길로 갈 수 있다.


📌 다음 글 예고

“에버그리닝 전략이란? – 제약사의 특허 연장 기술 완전 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