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발굴과 검증: 첫 단추 끼우기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N년차 박사가 들려주는 신약 개발 이야기 4.

신약 개발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을 공격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 즉 ‘타깃(Target)’을 정하는 일이다. 

 

🔍 타깃이란 무엇인가?

신약개발에서 말하는 "타깃(Target)"이란, 질병의 원인 물질 또는 경로에 관여하는 생물학적 요소로, 약물이 작용하여 질병을 개선할 수 있는 생물학적 표적을 의미한다, 주로 단백질, 효소, 수용체, 유전자 등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에게 작용하는 약물은 혈압을 높이는 특정 효소를 억제하거나, 혈관 수축을 유도하는 수용체를 차단하는 식이다.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이 있다는 이를 억제하는 것이 대표적이 타깃이 된다.

이렇게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목표가 바로 타깃이다.

🔍 어떻게 타깃을 찾는가?

가장 중요한 것! 그렇다면 타깃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 타깃 발굴은 주로 기초 생명과학 연구와 최신 기술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필자와 같은 과학자들은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유전자, 단백질, 대사물질 등을 비교 분석하면서 질병과 뚜렷하게 연관된 분자나 경로를 찾는다. 

유전체학(Genomics),전사체학(Transcriptomics),단백질체학(Proteomics) 등의 기초 과학 기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AI 기반 분석 등이 활발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질병 환자와 건강인의 유전자 정보를 비교 분석하여 차이를 찾고, 이 차이가 질병과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러한 변화를 보이는 모든 유전자가 타깃 후보가 될 수 있다. 

물론 100% 맞는 말이지만, 이외에도 실제 질병의 환자군과 시장 분석, 물질의 적용 가능성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타깃을 선정하게 된다. 이렇게 선정한 타깃은 시험관 내 (in vitro), 세포 내(in cell), 동물실험(in vivo) 등을 이용하여 후보 물질의 가능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때,

질병 모델을 이용한 실험도 중요하다.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억제했을 때 질병 증상이 완화되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타깃의 역할과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타깃 검증의 중요성

단순히 타깃을 찾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말 이 타깃을 조절하면 질병이 호전되는지, 부작용 없이 인체에 적용 가능한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 과정을 타깃 검증(Target Validation)이라고 한다.

검증은 주로 시험관 실험(in vitro), 세포 내 (in cell), 동물 모델(in vivo)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타깃을 차단했을 때 질병이 개선되는가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해당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화합물을 처리했을 때, 실제로 단백질 활성이 억제되었는지, 질병 모델에서 단백질 활성 억제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또한 타깃이 인체 내에서 어느 조직에 발현되는지, 다른 생리 기능과 충돌하지 않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좋은 타깃은 질병에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다른 신체 기능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 실패율이 높은 초기 관문

신약 개발에서 가장 많은 실패가 일어나는 구간이 바로 이 타깃 발굴과 검증 단계가 가장 결정적인 관문이다. 효과가 있어 보였던 타깃이 후속 실험에서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잘못된 타깃을 설정하면, 이후 모든 과정이 실패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신약 후보들이 이 단계에서 걸러진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검증과 반복 실험을 통해 타깃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론

신약 개발은 타깃을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는 마치 전쟁에서 적의 본거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과 같다. 잘못된 곳을 공격하면 아무 효과도 없고 오히려 피해만 커진다. 따라서 타깃 발굴과 검증은 신약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며, 최신 과학기술이 집중되는 핵심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