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신약 시장 진입 전략: 허가 후의 경쟁 본문

신약개발스토리

신약 시장 진입 전략: 허가 후의 경쟁

N년차 박사 2025. 6. 15. 08:51
반응형

– 승인은 시작일 뿐, 진짜 경쟁은 그 후에 시작된다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N년차 박사가 들려주는 신약 개발 이야기 20.

신약, 허가만 받으면 끝일까?

임상 1~3상을 거쳐 드디어 FDA나 식약처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신약의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허가는 신약이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을 받은 것일 뿐,
실제 매출과 생존은 시장에서의 경쟁 전략에 달려 있다.

의사 처방을 유도하고, 보험 등재를 확보하며, 경쟁 제품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신약은 또 하나의 여정을 시작한다.


1️⃣ 보험 급여 전략 (Reimbursement Strategy)

신약은 보통 고가다. 환자가 실제로 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국가 또는 민간보험에 등재되어야 한다.

  • 약제급여평가를 통해 경제성 평가(비용-효과 분석)와 기존 치료 대비 우월성을 증명해야 한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한국), CMS/Medicare(미국), NICE(영국) 등 각국 평가기관의 기준이 다름

전략 예시:

  • 희귀질환 치료제는 ‘중증도’와 ‘대체약 없음’을 내세워 급여 우선 등재 유도
  • 약가 인하 대신 조기 등재를 수용하거나, **위험분담제(RSA)**로 일부 환불 조건 제시

💡 급여 등재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매출 발생의 핵심 조건이다.


2️⃣ 경쟁 제품 분석과 포지셔닝

허가 후 신약이 맞이하는 첫 번째 현실은 기존 약들과의 경쟁이다.
특히 동일 계열(MOA) 또는 동일 적응증을 가진 약물이 이미 존재할 경우, 단순한 효과만으로는 시장을 뚫기 어렵다.

포지셔닝 전략:

  • 우월한 효과 데이터 확보: 생존기간 연장, 반응률 상승 등
  • 편의성 강조: 주사 주기 감소, 경구 전환 등
  • 부작용 감소: 내약성 개선, 특정 부작용 회피

예: 한 달에 한 번 주사인 약물이 매일 복용하는 기존 약보다 처방 선호도가 높음


3️⃣ 제품 런칭 마케팅

신약 출시 시점은 타이밍과 정보 확산이 핵심이다.

  • KOL(Key Opinion Leader) 확보 및 사전 교육
  • 의료진 대상 심포지엄, 논문 발표, 컨퍼런스 발표
  • 전국 병원 대상으로 MSL(Medical Science Liaison) 배치

신약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 채널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4️⃣ 라벨 확장과 적응증 확대 전략

초기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후, 추가적인 임상과 허가를 통해 적응증을 점차 넓혀가는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

예:

  •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흑색종 → 폐암 → 위암 → 대장암 등 적응증 다변화
  • 항체치료제 휴미라: 류마티스 → 크론병 → 건선 → 포도막염 등

이러한 전략은 시장 확장뿐 아니라 기존 환자 수요 유지에도 유리하다.


5️⃣ 특허 방어 및 시장 보호

시판 후에도 제네릭/바이오시밀러의 진입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 물질 특허 외에도 제형, 용도, 결정형 특허로 방어벽 형성
  • 바이오베터(Biobetter), 복합제(Combo)로 ‘새로운 신약’ 전략 추진

예: 오리지널 약물이 특허 만료되기 전 개선된 제형으로 재허가 받아 시장을 방어하는 방식


6️⃣ 글로벌 진출 타이밍 조절

한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출시되었다면, 그 타이밍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로의 허가 및 시장 진입도 단계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 다국가 임상 데이터 확보 시 글로벌 허가 신청 가능
  • 시장 규모, 보험 체계, 경쟁 환경에 따라 선진국→신흥국 순으로 런칭 순서 조정

7️⃣ 성공/실패의 갈림길 사례

  • 성공 사례: 키트루다(PD-1 면역항암제) – 20개 이상 적응증 확보, 시장 점유율 선도
  • 실패 사례: 일부 당뇨 치료제 – 급여 등재 실패와 경쟁 약물 대비 효능 불명확으로 상업화 실패

이처럼 임상 성공 ≠ 상업적 성공이라는 점은 신약 개발의 어려운 진실이다.


결론

신약 개발은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는 순간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이후 보험 정책, 경쟁 환경, 마케팅 전략, 특허 방어 등 다양한 시장 요소와 싸우며 살아남아야 한다.

승인받은 신약이 진짜 ‘성공한 신약’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과 맞닿은 비즈니스 전략의 정교함이 필요하다.

반응형